정부가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건설 경영진의 전면 퇴진과 그룹에서의 완전 분리를 사실상 결정하자 현대그룹의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현대 계열사는 상선과 엘리베이터다. 현대그룹은 이 두 회사를 주축으로 그룹 계열사를 재편중이다.
▽투톱체제 구축한다〓그동안 현대그룹 지주사 역할을 해온 현대건설이 현대에서 떨어져나가자 현대그룹 지배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는 새 지주회사를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를 구심점으로 하는 ‘투톱 시스템’으로 바꾸겠다는 복안(腹案)이다.
현대건설이 빠지는 상황에서의 정몽헌(鄭夢憲)회장 계열 회사로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전자 현대증권 현대종합상사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이중 중공업은 올해말까지, 전자는 상반기 중 분리할 예정이어서 남는 계열사는 증권 종합상사 상선 엘리베이터뿐이다. 이중 상선이 증권 종합상사의 최대 주주여서 지주회사인 셈이다. 상선의 대주주는 엘리베이터(18.16%)와 정회장(4.9%)이다. 결국 현대호는 상선을 2차 지주사로, 엘리베이터를 1차 지주사로 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주목하라〓현대는 그동안 정회장측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왔다.
현대건설은 작년 말부터 자구(自救)를 추진하면서 보유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처분하는 한편 현대상선 지분도 종전 23.96%에서 8.69%로 줄였다. 이 과정에서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건설이 갖고 있던 현대상선 주식을 대거 매입,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 주주는 현대종합상사로 22.13%. 2대주주는 정회장의 장모인 김문희씨(8.26%). 현대엘리베이터가 정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현대호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