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항공-해운-정유업체 한숨

  • 입력 2001년 4월 2일 19시 43분


최근 원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외화 부채가 많거나 원자재 수입부담이 큰 항공, 해운, 정유업체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엔화 역시 약세를 보여 원화 가치의 하락에 따른 우리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 효과를 반감시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산업계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정유, 유화, 항공, 해운, 전력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당장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경우 항공기 도입에 따른 외화부채가 대한항공 28억달러, 아시아나항공 14억달러 수준으로 원화 가치가 1원 하락할 때마다 각각 28억원, 14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업계도 비용 증가와 원유 도입 대금 결제에 따른 환차손 등으로 환율 상승분만큼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주력군인 선박, 자동차, 섬유, 전자업체 등은 원화가치와 함께 엔화가치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수출증대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갑작스러운 환율 급등으로 제품 가격과 수출 계약 시점 결정 등 수출 네고에도 상당한 혼선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무역협회는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 등에 따라 3년간 무역수지가 48억달러 가량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은 엔화 가치의 하락으로 그 효과가 크게 상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역협회 이인호 동향분석팀장은 “급격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특히 엔화의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인한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 제고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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