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미국 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옛 앤더슨 컨설팅)의 금융 M&A(인수합병)담당 대표인 제임스 마프씨는 3일 이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마프 대표가 소개한 방카 인테사는 이탈리아 남부지역의 여러 은행을 소유한 지주회사. 액센추어가 99년 이후 통합작업을 맡으면서 A은행의 소비자금융이 우수하다면 계열은행의 소비자금융을 A은행에 맞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기업금융 기능은 가장 앞선 B은행 방식으로 통일시킨다는 것.
마프 대표는 30년간 액센츄어에서 금융분야 컨설팅을 맡으며 JP 모건―체이스 맨하탄, 도이치뱅크―뱅커스 트러스트, 알리안츠―AGF 등 굵직한 은행간 합병에 참여했다. 그가 강조하는 최고경영자의 요건은 리더십.
합병이후 은행이 어떤 모습일지를 직원, 고객, 주주에게 정확히 설명하고, 누가 어떤 일을 맡아야 할지를 명확히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합병은행의 절반 정도는 문화차이 때문에 실패한 만큼 이질적 문화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과 디테일한 업무에도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주택은행이 합병은행의 주식교환 비율같은 핵심내용은 물론 합병은행 이름, 법적주체 등 ‘사소한’ 문제로 타협이 쉽지 않은 것이 그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
“사소하다니요. 선진국 은행합병때도 상징성이 강한 이름 짓는 문제부터 대립합니다.”
해외매각을 추진중인 서울은행와 관련해서 ‘값보다는 투명한 회계정보가 우선’이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미국내 네이션스은행과 BOA(뱅크오브아메리카)간 합병때도 네이션스측이 “BOA의 대출채권이 생각보다 부실하다”며 고백, ‘반쪽 성공’으로 평가받았다. 해외투자자가 ‘막상 계약한 뒤 생길 예상치못한 부실이 없다’는 확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마프 대표의 생각이다.
은행합병에서 25%를 차지하는 전산(IT)통합때는 ‘각자의 좋은 것을 떼내서 합치려 들지말고, 한쪽 은행시스템을 완전히 따라가는’ 방식이 시행착오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좋은 것을 취하려던 미국 하노버은행과 케미컬은행 합병은 지지부진했고, 체이스맨하탄은행을 따른 케미컬은행은 시스템정착에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