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부활이 경제난 초래"…이진순 전 KDI원장 정부 비판

  • 입력 2001년 4월 3일 18시 42분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서 물러난 이진순(李鎭淳·사진) 숭실대교수는 3일 현재와 같은 어려움은 정부가 구조조정을 게을리하고 관치경제를 부활시킨 데서 나타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6개월이 구조조정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여당과 정부 경제팀간 경제현안 인식과 정책이 너무 차이나는 현상을 막기 위해 KDI를 행정부 산하에서 국회 산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교수는 이날 서울 63빌딩에서 ‘한국경제의 대전환과 정치 리더십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한반도 평화와 경제발전 전략 연구재단(이사장 김근태 민주당최고위원) 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교수는 “내년 지방자치제 및 대통령선거를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향후 6개월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실질적인 선거국면이 시작되고 이익집단의 저항도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재정을 늘려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기업과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구조조정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교수는 “작년 하반기 이후 내수가 얼어붙은 것은 교역조건 악화라는 대외요인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99년말 이후 구조조정이 늦춰진데다 관치경제로 복귀한데 따른 국내 금융시장 경색이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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