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정건용(鄭健溶) 총재는 19일 국회 재경위원회에서 “GM이 대우차에 대한 예비 실사자료를 검토하면서 인수 타당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노사문제 및 인수에 따른 세제(稅制) 등에 대해서도 따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총재는 GM이 이런 기초사항에 대한 검토를 마치면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노사문제가 복병〓노사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매각 자체가 허사로 돌아갈 수 있다. 2월 단행된 1750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그나마 매듭지어지는 듯했으나 최근 경찰이 노조시위를 폭력진압함에 따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일으키며 ‘풀기 힘든 함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조에 대한 GM의 우려는 GM아시아태평양 총괄사장인 루디 슐레이스가 “노사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우차 인수의향을 밝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데서 잘 나타난다.
▽결산실적 나빠〓대우자동차는 작년에 13조7000억의 손실을 내면서 자기자본금을 모두 까먹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금액이 13조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영업이익도 작년에 5800억원 손실로 나타나 향후 영업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대우차의 작년말 누적적자는 18조1280억원으로 늘어나 자기자본은 1년 만에 마이너스 13조1827억원으로 변했다. 그러나 문제는 감사인이 채권(9조7988억원) 채무(7조6318억원)잔액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혀 추가로 회수하지 못할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채권단 지원〓대우차는 7000여명에 이르는 인원 감축과 관리비용 절감 등으로 올 한해동안 9992억원을 아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3월말 현재 실적은 2961억원에 그쳤다. 채권단은 원재료구입 및 어음결제용으로 운영자금 727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3월말 현재 4196억원이 집행됐다. 채권단은 당초 상반기까지만 자금을 지원하고 하반기부터는 자체영업이익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산업은행이 분석한 대우차의 작년 상반기 손익구조는 100억원어치를 팔 경우 매출원가 85억8000만원, 판매관리비 18억5000만원으로 영업이익은 4억3000만원이 적자가 나게 돼 있다.
▽GM, 무엇을 노리나〓GM은 대우차 인수를 통해 내수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GM의 아시아지역 연간 판매량은 20만대를 넘지 못한다. 하지만 대우차를 인수하면 한국시장에서만 단번에 20만∼30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한다는 것이다.
<김동원·김두영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