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좋아요]한솔제지 스킨스크버 동호회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27분


배위에 서니 아직은 약간 싸늘한 기운이 느껴진다. 산소통을 둘러멘다. 늘 그렇듯 바다로 뛰어들기전에는 설렘과 약간의 두려움이 교차하며 가슴이 두근거린다. 차가운 기운도 잠시, 몸은 우주를 유영하듯 아주 편안해지고 해초며 물고기며 바닷속 친근한 풍경이 몸에 와 닿는다.

고인종 한솔제지 장항공장 과장(49)이 이끄는 스킨스쿠버 동호회원들은 28, 29일 서해 대천 앞바다에서 올들어 첫 다이빙을 가졌다. 요즘이야 장비가 최신식으로 갖춰져 겨울이라고 바다에 뛰어들지 못하랴만은 아무래도 봄만은 못한 법. 이날부터 앞으로 1, 2주 간격으로 바다를 찾을 예정이다.

이 스킨스쿠버 동호회는 95년 결성됐다. 공장이 서해안을 끼고있고 많은 직원이 지역출신으로 구성되다 보니 어릴때부터 ‘물개’ 소리 한 번 안들어본 사람이 별로 없다. 마침 대한수중협회 충남지부에서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주기위한 교육사업을 벌였고 이를 통과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뭉쳤다.

“개인적으로는 남다른 세계에 대한 도전이죠. 특히 높은 수압 때문에 지방질 분해가 잘 돼 다이어트에도 그만입니다. 해외 원정도 가끔 다닙니다. 회사에서 활동비를 일부 지원해주지요.” 고과장의 말이다.

다이어트에 좋다지만 안타깝게도 16명 회원중에 여자회원은 한 명도 없다. 일단 스킨스쿠버 자격증이 있어야 가입을 할 수 있는데다 3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를 개인이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가보다.

“넓게 보자면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이기도 합니다. 우리 동호회는 서천 환경운동연합과 연계해 바닷속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있거든요.”

바다탐험을 하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불가사리나 버려진 어망 따위가 눈에 거슬려서 시작한 일로 이제는 환경애호가인 회원들의 주업무가 됐다. ‘환경친화 기업’을 내세우는 한솔제지의 모토에도 맞아떨어져 바다의 날(5월 31일) 환경의 날(6월 5일) 등이 되면 바다청소에 나선다. 금강하구 정화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바다를 헤치고 다니다 전복을 따오는 사람보다 깨진 유리조각 하나 건져올리는 회원에게 더 많은 갈채를 보낸다.

아무리 안전장비가 갖춰진 레저스포츠라지만 만의 하나 일어날지도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를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2인 1조로 항상 ‘짝 다이빙’을 한다. 이제 스킨스쿠버 회원들은 서로 눈빛만 봐도 상대의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우리 동호회에 가입하려면 스킨스쿠버 자격증에다 또 하나 자격증이 있어야 합니다. 바로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과 동료에 대한 믿음이라는 자격증이죠.”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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