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측은 30년 가까이 ‘정로환’을 생산 판매해왔으며 그동안 광고 선전 연구비 등 많은 투자를 했는데 보령제약이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보령제약측이 정로환의 포장을 글자모양 디자인 색깔까지 비슷하게 만들어 더 싼 가격으로 파는 바람에 한때 연간 70억원이었던 매출이 30억원으로 급감했다는 것.
반면 보령제약측은 “정로환은 20세기초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러시아로 원정간 병사들의 배탈 설사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라며 “1971년 일본 최고재판소도 정로환은 보통명사라고 판결했다”고 반박했다. 동성의 정로환 이전에도 일본제품 대행 정로환이 국내에 시판되었기 때문에 동성의 모방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
또한 의약품은 같은 품목이 여러 회사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포장 디자인으로 제품을 구별하기 보다 회사 이름을 보고 구별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혼동할 염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제약업계의 이같은 분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황청심환의 경우 조선무약과 광동제약 등 20∼30개 회사에서 나오고 있으며 현탁액 특허를 둘러싸고 제조회사들끼리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영지버섯으로 만든 드링크류는 일양약품 등 여러 회사에서 나와 원조 논쟁이 이는 등 제품 모방을 둘러싼 크고 작은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