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일 대한주택공사 사장에 13,14대 의원을 지낸 권해옥(權海玉) 자민련 부총재를 임명했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에는 민주당 출신인 방용석(方鏞錫) 전 의원을 10일자로 임명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이석현(李錫玄) 전 의원은 4일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또 지난달에는 허노중(許魯仲) 자민련 제2정책연구실장이 한국증권전산 사장직을 차지했다.
이들 외에도 현재 조홍규(趙洪奎) 한국관광공사사장, 김용채(金鎔采) 한국토지공사사장, 김명규(金明圭) 한국가스공사사장, 박문수(朴文洙) 대한광업진흥공사사장, 유인학(柳寅鶴) 한국조폐공사사장, 김동태(金東泰) 농수산물유통공사사장 등도 민주당이나 자민련 등 여권 전직의원이거나 지구당 위원장 출신이다. 한나라당은 2월에 56개 주요 공기업 및 단체의 사장과 이사장 67명중 약 70%인 49명이 여권 정치인출신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신임 권사장과 방사장은 주택 및 가스 등 해당분야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인사들이어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로 꼽힌다. 주공 사장 선임의 경우 사장추천위원회가 내건 후보자 자격요건 중 첫째가 ‘주택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었다. 건설교통부는 자민련 의원인 오장섭(吳長燮)장관과 함께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건설분야 공기업도 모두 자민련 전현직 의원이 장악하게 됐다.
경제전문가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정부가 3월 전문성이나 리더십 등에 문제가 있는 공기업 경영진을 문책한다는 명분으로 오시덕(吳施德)대한주택공사사장 등 공기업 사장 6명과 감사 1명을 경질한 것이 결국 여권 정치인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전윤철(田允喆)기획예산처장관 등은 그동안 “앞으로 공기업 사장에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이 가급적 임명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중은행에 이어 증권사 감사 자리도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어 업계와 감독기관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에는 감독원 출신 21명, 재경부 출신 8명이 감사, 이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권순활·구자룡기자>shkwon@donga.com
정치인 출신 주요 공기업 사장등 현황 | ||
정당 | 공기업 및 직위 | 이름 (정치권 경력) |
민주당 | 가스안전공사 사장 | 방용석(전 의원) |
환경관리공단 이사장 | 이석현(전 의원) | |
관광공사 사장 | 조홍규(전 의원) | |
가스공사 사장 | 김명규(전 의원) | |
광업진흥공사 사장 | 박문수(전 지구당 위원장) | |
조폐공사 사장 | 유인학(전 의원) | |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 김동태(원외지구당 위원장) | |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이사장 | 채영석(전 의원) | |
자민련 | 주택공사 사장 | 권해옥(부총재·전의원) |
증권전산 사장 | 허노중(전 제2정책연구실장) | |
토지공사 사장 | 김용채(전 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