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자들 눈높이 매우 높아요" , 영 테스코그룹 테리 리히 회장

  • 입력 2001년 5월 14일 18시 27분


“한국 소비자들은 매우 수준이 높습니다. 식품의 신선도를 중시할 뿐 아니라 매장 분위기도 좋아야 하고 의류는 패션감각이 돋보이는 제품을 찾습니다. 한국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의 95%를 한국에서 고른 상품들로 갖추고 있습니다.”

영국 테스코그룹 테리 리히(45)회장. 그는 11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매장과 신규부지 등을 둘러보고 임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한국에 진출하기 전에는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평을 들었는데 막상 진출해보니 훌륭한 인력과 시장을 갖추고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테스코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230억 파운드(약 43조원)에 달하는 영국 최대의 유통그룹.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으로 시작해 헝가리 체코 폴란드 태국 등 유럽과 아시아 10개국에 907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한국에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해 삼성테스코를 만들고 할인점 홈플러스를 운영중이다. 홈플러스는 수원 대구 서부산 등 전국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안에 6개, 2005년까지 모두 55개의 매장을 여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리히회장은 “2005년까지 차입과 지분, 수익재투자 등을 통해 한국에 모두 4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가 있는 영국 다음으로 많은 투자를 하는 셈. 그는 “테스코의 선진 유통기법과 삼성의 뛰어난 현지 고객 서비스에 힘입어 홈플러스가 머잖아 1위의 할인점이 되리라고 믿는다”면서 한국 파트너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지난해 홈플러스가 65일만에 전국 5개 매장을 연데 놀라움을 표시했다. 테스코는 한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곧 점포를 낼 예정이다.

리히회장은 “고객들이 변화함에 따라 유통업체도 변화해야 한다”며 “테스코는 인터넷쇼핑몰과 소매금융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마흔을 갓 넘은 젊은 나이에 영국의 사기업중 가장 많은 직원을 보유한 회사의 최고 경영자가 된 리히 회장. 테스코를 단순한 슈퍼체인에서 4가지 다양한 형태로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발탁되었다고 한다. 1979년 테스코그룹에 입사해 마케팅 임원을 거쳤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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