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건설 회생 '산 넘어 산'

  • 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22분


18일 현대건설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들은 원안대로 의결됐다. 현대건설이 현대그룹에서 분리되고 ‘국민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본격적인 회생 수순을 밟게 됐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있다.

우선 정몽헌(鄭夢憲) 회장 등 정씨 일가 보유주식 2062만여주와 현대종합상사 보유주식 487만여주는 모두 완전 감자된다. 반면 외환 한빛 조흥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현대건설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다음달 18일까지 2조9000억원을 출자전환하거나 추가로 자본 참여할 예정이어서 총 발행예정주식 4억7178만주의 91.9%인 4억3000만주를 보유하는 최대 주주로 떠오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들 금융기관의 70% 정도가 정부 지분이므로 현대는 사실상 정부가 출자한 ‘국민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면서 “현대그룹에서는 완전 분리된다”고 말했다.

현대는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10% 수준으로 낮추고 금융비용도 연간 3200억원으로 줄여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채권단은 경영컨설팅 업체인 ‘아더 앤드 리틀(ADL)’의 보고서를 토대로 현대건설 직원 5600명 중 1160명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새 경영진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내부적으로 큰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외에서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일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우려되는 부분.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25억달러를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올 4월 말까지 3억664만달러를 따내는 데 그쳤다. 특히 해외 발주처들은 국책은행이 보증을 선다고 해도 계약을 거부할 정도로 현대의 신인도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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