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몽헌(鄭夢憲) 회장 등 정씨 일가 보유주식 2062만여주와 현대종합상사 보유주식 487만여주는 모두 완전 감자된다. 반면 외환 한빛 조흥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현대건설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다음달 18일까지 2조9000억원을 출자전환하거나 추가로 자본 참여할 예정이어서 총 발행예정주식 4억7178만주의 91.9%인 4억3000만주를 보유하는 최대 주주로 떠오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들 금융기관의 70% 정도가 정부 지분이므로 현대는 사실상 정부가 출자한 ‘국민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면서 “현대그룹에서는 완전 분리된다”고 말했다.
현대는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10% 수준으로 낮추고 금융비용도 연간 3200억원으로 줄여 재무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채권단은 경영컨설팅 업체인 ‘아더 앤드 리틀(ADL)’의 보고서를 토대로 현대건설 직원 5600명 중 1160명을 줄이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새 경영진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내부적으로 큰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외에서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일감이 크게 줄어든 것도 우려되는 부분.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25억달러를 수주했던 현대건설은 올 4월 말까지 3억664만달러를 따내는 데 그쳤다. 특히 해외 발주처들은 국책은행이 보증을 선다고 해도 계약을 거부할 정도로 현대의 신인도는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