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토론회]'무릎 맞댄 3者' 경제해법 실마리

  • 입력 2001년 5월 20일 18시 34분


《여야 경제통 의원 12명과 주요 경제장관 5명이 ‘넥타이를 풀고’ 하룻밤을 같이하며 경제현안을 논의한 ‘여야정(與野政) 경제정책 포럼’은 ‘절반 이상의 성공’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물론 참석자들은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도 국가채무문제 등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는 기존의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일부 사안의 경우 서로 얼굴을 붉히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야정이 6개 부문의 경제정책방향에 합의해 공동발표문 형태로 내놓은 것은 당초 예상보다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하루속히 처리해야 할 주요 법안처리에 합의함으로써 그동안 ‘샅바싸움’만 벌여온 여야가 일단 ‘경제 살리기’를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인상적이었다. 여야정이 앞으로 이런 모임을 활성화하자고 합의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여야정 합의사항 어떤 내용들인가〓이번 합의사항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현재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 참석자들은 건설업 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키로 하고 신축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일정기간 면제해주는 등 주택관련 세제(稅制)를 개편키로 합의함으로써 후속조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조정의 구체적 윤곽은 재경부가 이달 말 세제발전심의회를 거쳐 발표할 올해 및 중장기 세제개편방향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또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키 위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여야 공동발의로 기업구조조정특별법을 제정하고 도산 3법 통합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한 것도 눈에 띈다. 이 법이 만들어지면 부실징후기업의 판정에서 채권단의 처리까지 구조조정의 전 과정이 지금보다 훨씬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적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실상 공적자금 성격을 지닌 공공자금에 의한 구조조정 지원을 가능한 한 줄이겠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공공자금은 재정경제특별회계에 속해 국가예산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자금관리기금, 예금보험공사의 차입금 등으로 지금까지 30조원 가량이 구조조정에 투입됐다. 공공자금은 예금보험기금채권 발행 등에 의한 공적자금과 달리 국회동의를 받지 않아도 돼 남용이나 편법의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돼 왔다.

여야정은 또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재정건전화법 예산회계법 기금관리법 등 ‘재정관련 3법’을 제정 또는 개정키로 했다. 외환위기 후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세계(歲計)잉여금 전용에 관해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구체적 처리과정에서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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