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한국에서 돌풍〓올 초부터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린 토요타는 4월까지 265대의 렉서스를 팔았다. 토요타측에서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토요타는 올초 연간 판매목표를 900대로 세웠다. 수입차 시장이 호전될 경우 연간 1000대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토요타는 특히 4000㏄ 이상의 초(超)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토요타의 고급승용차 렉서스 LS 430(4300㏄)은 4월까지 무려 116대나 팔렸다. 초대형 승용차시장에서 경쟁차인 BMW 740시리즈가 올들어 4월까지 43대를 팔았고, 벤츠는 S클래스 430과 500시리즈를 합쳐 38대를 판 것을 감안하면 큰 성과인 셈.
토요타가 빠른 시간내 한국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3S(Sales, Service, Spare part) 원스톱서비스 등 독특한 마케팅 전략에 힘입었다. 판매와 애프터서비스, 부품공급 등 자동차에 필요한 3박자를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전략이다.
토요타 자동차의 손창규 부장은 “토요타 렉서스의 품질이 고급차를 선호하는 계층에게 알려져 있는데다, 원스톱 서비스로 한국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켰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BMW 벤츠 등 경쟁차종과 비교해 평균 20∼30%가 싼 가격경쟁력도 무시 못할 대목.
▽현대, “일본은 어려운 시장”〓‘역시 일본은 까다로운 시장. 전략을 수정해 재공략해야….’ 올 초 일본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가 5개월만에 내린 결론이다.
현대차는 1986년 미국에 진출했을 때 무서운 속도로 일본차 시장을 잠식해 ‘일본차 킬러’로 불리기도 했지만 정작 일본상륙 성공여부는 ‘아직 좀 두고보자’는 분위기다.
현대차는 당초 올해 5000대를 팔고 5년내 손익분기점인 3만대, 10년내 10만대 이상을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판매차종은 엘란트라(한국내 아반떼) 1800, 2000㏄급과 싼타페(SUV) 트라제 등 3개 차종. 이달부터는 3000㏄급 XG(한국내 그랜저XG)도 투입했다.
그러나 실제 판매실적은 목표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 1월 12대 판매에 그쳤으며 아직도 월 100대를 밑도는 상황. 이런 추세라면 연간 1000대를 채우기도 어렵다.
현대모터저팬 신명식(辛明植)사장은 “일본 경기침체가 풀리지 않은 데다가 ‘현대’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딜러(판매업자)망 확보부터 애를 먹고 있다”며 “올해는 판매망 확보 등 기초다지기에 주력한 뒤 내년부터 본격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소비자들의 일본차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것도 불리한 요인. 수입차 판매량은 연간 27만대(전체시장의 5%)선으로 선진국 중 가장 낮다.
현대차에 대한 반응은 비교적 호의적인 편. 자동차 전문지들은 올 초 ‘현대차 상륙’을 특집으로 다루며 “예상외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우선 일본차 고객을 주타깃으로 일본차 판매가격보다 10% 가량 낮게 책정하는 한편 XG 등 고급차를 내세워 ‘현대차는 싼 차’라는 이미지를 없앤다는 전략이다.
<김동원기자·도쿄〓이영이특파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