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 바이오연구소 소장인 박영훈(50·사진)부사장. 두달전 대전의 생명공학연구소에서 자리를 옮긴 그는 “동물 식물 미생물 인체와 관련된 모든 산업이 포스트 게놈에 대한 연구 투자를 하지 않고는 살아 남기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제일제당은 사료첨가제인 라이신 및 핵산부분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아지노모도와 미국 ADM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얼마전 광우병 파동으로 육골분 사료를 못쓰게 되자 대체제를 내놓으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또한 식품 및 사료첨가제인 MSG IMP GMP와 기능성 식품 소재인 프락토올리고당 등을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분야 총 매출액은 연간 5000억원 가량.
7년뒤 1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소장의 당면 과제는 미생물 균주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미생물에게 보다 값싼 재료를 먹여 보다 많은 핵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승자가 된다. 박소장은 제일제당의 바이오기술을 한차원 높여 생산성과 연계하는 임무를 띄고 있는 셈이다.
그는 “이제 기업도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얄팍한 지식에만 머물러서는 경쟁력이 없다”며 “정부정책연구에도 참여해 연구의 깊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소장 개인돈으로 1편당 10만원의 논문보상비를 주겠다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인 박소장은 “50년 안에 바이오산업이 한국을 먹여 살릴 주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60년대 중화학공업과 자동차공업, 그후 전자 반도체 산업이 국부를 창출했다면 그 뒤를 이을 산업은 바이오라는 예견이다. 여건 면에서도 그는 미래를 희망적으로 본다. 미국과 서유럽 몇 개국, 일본을 제외하면 아직 바이오기술을 가진 나라가 없다는 점에서 도전해볼만 하다는 것.
그는 서울대 화공과를 나와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생명공학연구소 실용화연구사업단장 등을 지냈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