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의 유통그룹인 테스코사는 1924년 설립 때부터 이를 실천해왔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직원 행동강령에는 ‘우리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의 정성으로 고객을 대접하라’는 항목이 들어있다. 고든 프라이트 국제담당 이사는 “매장설계와 제품배치에서 가격설정에 이르기까지 점포 운영의 초점을 고객만족의 극대화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 동북부 케임브리지 외곽의 바힐 지역.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이 승용차로 20분 거리인 이곳에는 3000평 규모의 대형 테스코 할인매장이 들어서 있다.
테스코측은 이 일대에 대학원생을 비롯한 젊은 층 소비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 점에 착안해 매장 곳곳을 유아 휴게실과 장난감 놀이터로 꾸몄다. 또 공부에 바쁜 학생과 맞벌이 부부를 겨냥해 지역밀착형 온라인 쇼핑몰(www.tesco.com)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마크 지점장은 “테스코 카드를 갖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우편번호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주소지를 파악해 2∼4시간 안에 배달해준다”고 설명했다.
자사브랜드(PB) 제품의 경우 가격을 품질과 신선도 등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해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테스코의 독특한 마케팅 기법. 소비자는 자금 형편에 따라 고급품인 ‘파이니스트(Finest)’-중품인 ‘스탠더드(Standard)’-저가품인 ‘밸류(Value)’ 상품 가운데 하나를 사면 된다.
테스코가 취급하는 4만여종의 상품 가운데 PB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웃돈다. 의류는 90%, 식품은 60%가 PB제품이다. 프라이트 이사는 “PB 비중을 늘리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테스코는 영국시장 점유율 25.2%로 경쟁사인 세인즈베리등을 크게 앞서며 1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삼성테스코의 삼성측 지분이 19%에 불과한데도 굳이 회사 명칭을 삼성테스코로 쓴 것도 한국 소비자들의 친밀도를 높이면서 토종 거래업체인 삼성과의 협력을 다지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테스코그룹은 2005년까지 한국에 4조2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7개인 점포수를 55개로 늘릴 계획이어서 한국의 유통시장은 치열한 생존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런던〓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