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토공+주공' 구조조정 없는 先통합, 부실만 키운다

  • 입력 2001년 5월 28일 18시 45분


별도의 구조조정 없이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할 경우 부실만 더욱 키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정부는 내부적으로 이같은 문제점을 예견하고 있는데도 연내 통합 강행이라는 원칙에만 매달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건설교통부와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주공과 토공을 단순통합하거나 주공의 분양사업을 중단한 뒤 합칠 경우 총부채 20조 6076억원, 이자를 내야 할 금융부채 14조 7722억원, 연간이자액 1조 4301억원의 부담을 떠 안게 될 통합법인이 생기게 된다.

이 통합법인이 한햇동안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6503억원(2000년 기준)에 불과, 영업이익을 통한 정상적인 이자상환은 불가능한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차입원금을 갚는 능력을 보여주는 원금상환능력이 8.3%에 불과해 빌려온 돈을 갚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단순 통합시 기업 파산 등의 극단적인 상황도 배제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주공의 분양사업과 5년 공공임대 사업 등을 자회사 형태로 독립시키는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한 뒤 토공과 통합할 경우 총부채(16조 5582억원) 금융부채(11조 7000억원) 연간이자액(1조 1686억원)으로 줄어든 통합법인이 생기게 된다.

또 갚아야 할 원금도 4조 8004억원으로 줄게 돼 원금상환 능력이 12.1%로 올라가는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선(先)구조조정, 후(後)통합'의 경우 "구조조정 작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고 통합 지연시 사실상 현 정권 임기내 통합이 어려울 것"이라며 먼저 통합한 뒤 구조조정을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건교부 토지정책과 이재영 과장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양 공사에 대한 실사 작업과 2006년까지의 자금 흐름 등을 검토한 뒤 종합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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