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조양상선 법정관리 신청

  • 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36분


국내 해운업계 5위인 조양상선이 지난달 30일 서울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은 31일 “조양상선은 30일 한미리스가 요구한 1억6700만원의 당좌수표를 결제하지 못했으나 한미리스의 교환 철회로 부도위기는 피했다”고 밝혔다.

1961년 설립된 조양상선은 97년 자본잠식상태에 빠진 뒤 제일생명 선박 등 그룹 자산의 70% 가량을 매각했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과거 차입금 규모가 커 현금흐름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최근 유가가 오르면서 경영난이 가중된 데다 거래처의 채무 조기상환 요구로 급격한 자금압박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상선은 은행권에 1483억원, 제2금융권에 2163억원 등 총 3876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 계열사로 남북수산 진주햄 삼익물류 등을 갖고 있으며 이중 남북수산은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삼익물류는 화의를 각각 신청했다.

조양상선은 한국 5대 해운업체에 속했던 대형 해운업체였다.

지난해말 현재 21척에 총 4만7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 분량)의 운송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박남규 회장이 61년 창립한 조양상선은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공격적인 항로 개척으로 세계 해운업계에서 주목받는 선사였다. 한국 해운업체로는 처음으로 79년 극동-유럽 정기항로를 개설했으며, 81년에는 지중해 항로까지 개척했다.그러나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이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를 시작한 90년대부터 조양상선은 차츰 밀리기 시작했다. 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외화부채로 인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재무구조가 계속 악화되면서 본격적인 경영난에 빠져들었다.조양상선은 작년부터 갚지 못한 용선료만 600억원에 이르며 일부 선박이 억류당하는 등 파행운영을 거듭해왔다.

<김동원·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