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도업체 10년만에 최저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39분


전국 부도업체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는 지난해말에 비해 올 1·4분기 재무구조가 나빠진 상황에서 비롯된 일이어서 기업들의 자산운용에서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도업체수(당좌거래정지업체 기준)는 4월 453개보다 13개 준 440개로 집계됐다. 91년 6월 413개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지난달의 기록을 또다시 경신한 것. 어음부도율 역시 올 들어 3월 0.34%를 고비로 점차 줄어 5월에는 0.21%를 기록했다.기업 10곳 가운데 4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낼 정도로 재무구조가 나쁜 상황(본보 19일자 A2면)에서 부도업체수와 부도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전문가들은 비록 재무구조는 나빠졌지만 기업들이 현금화가 쉬운 자산을 늘려 부도위험은 줄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등 유형자산은 넘쳐나도 당장 어음을 막을 돈이 없어 ‘흑자부도’를 내야했던 뼈아픈 경험을 받아들인 결과다.실제 한은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97개 제조업체를 조사한 결과 제조업체의 자산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지난해말 74.3%에서 올 3월말 76%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제조업체들의 자산유동비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또 유동자산중 하나인 당좌자산의 총자산 비중이 지난해말 23.4%에서 3월말 23.9%로, 매출채권이나 현금예금 유가증권 등 지급준비성 자산의 비중 역시 11.0%에서 11.4%로 증가하는 등 기업들이 ‘돈을 돌리기 쉬운’ 방향으로 자산을 보유하는 것.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확장경영을 자제하면서 현금확보를 늘리고 있다”며 “금융시장 여건이 좋아지면서 기업자금사정 역시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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