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성그룹 '남매분쟁' 내막]MCM사업권 소유싸고 대립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42분


‘대성산업 가(家)’에서 형제분쟁에 이어 남매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성가의 막내딸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널 사장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큰 오빠인 김영대 회장이 경영하는 대성산업을 상대로 MCM 사업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막내 누이가 재기하려는 마당에 수천억원을 상속받은 오빠가 동생의 사업체를 가로채려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MCM 본사가 한국에서의 사업권이 대성그룹과 본인에게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김 사장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양측은 서로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감정이 격앙돼 있다.

▽무엇이 쟁점인가〓가방 패션 브랜드인 MCM의 사업권이 서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 양측의 주장이다. MCM은 독일의 유명 패션 브랜드로 최근 스위스의 투자사로 경영권이 넘어간 회사. 한국에서는 93년부터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가방 하나에 20만∼30만원대의 고가인데도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품이다. 김영대 회장에 따르면 작년부터 올해까지 50억원의 이익을 남긴 알짜사업이기도 하다.

93년부터 성주인터내셔널이 영업을 맡다가 95년부터는 대성산업에서 생산을, 성주에서는 판매를 맡았다.

96년 8월부터는 대성산업 해외사업부에서 MCM 사업부를 관리해왔으며 98년 7월부터는 김영대 회장이 성주인터내셔널의 사장직을 맡았다. 그러다 지난해 3월부터는 김성주 사장이 성주인터내셔널 사장직에 복귀했고, MCM의 경영은 대성산업 해외사업부에서 맡아왔다.

김성주 사장은 “대성산업은 제조를 맡는 하청업체일 뿐”이라며 “친오빠인 점을 믿고 잠시 경영을 위탁했더니 이제 와서 돈 되는 사업을 뺏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그러나 “98년 회사가 어려울 때는 책임감 없이 사업을 포기하더니 내가 살려놓으니 도로 내놓으라고 한다”고 반박했다.

▽분쟁의 내막〓이처럼 분쟁이 생기게 된 발단은 지급보증과 합의서 때문이다. 대성산업에 따르면 대성은 98년 성주인터내셔널에 60억원 가량의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다 김성주 사장이 사장직에 복귀하면서 김 회장과 ‘합의서’를 작성했다. 거기에는 ‘대성이 MCM을 관리하면서 기여한 이익이 65억원에 이르게 되면 MCM사업은 대성산업 소속으로 이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합의서와 관련, 김성주 사장은 “합의서가 지급보증의 담보성격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지급보증을 해소한 지금은 무효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대 회장은 “합의서는 여전히 유효하며 기여이익이 벌써 50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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