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주가수익배율(PER·주가/주당순이익). ‘주가는 순이익의 반영이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PER가 같은 업종의 다른 종목들보다 높은 종목은 고평가된 것으로 간주된다.
PER에서 발전된 것이 EV/EBITDA(기업가치/영업현금흐름).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의 주가는 짜게 보고 설비투자가 많은 기업의 주가는 관대하게 봐주자는 취지다.
두 지표가 정보통신주 인터넷주 등 성장주 주가의 급등을 설명하지 못하자 다양한 대체지표들이 개발됐다.
매출은 급증하지만 이익은 잘 안 나는 초기단계 성장주의 주가를 설명하고자 한 것이 주가매출액배율(PSR). ‘순이익보다는 매출액이 기업가치를 더 잘 반영한다’는 관념이 바탕에 깔려 있다.
PSR로도 성장주 주가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해명이 안 되자 PEG가 도입됐다. ‘PER가 다른 종목에 비해 2배 높더라도 성장률이 2배 높다면 주가가 비싸다고 할 수 없다’는 시각.
아마존처럼 창사이래 한번도 흑자를 못 낸 기업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상은 DCF모형으로 합리화가 시도된다. 지금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몇 년뒤부터는 엄청난 이익을 내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이 경우 적정주가는 ‘엿장수 마음대로’가 되기 쉽다.
요컨대 PER나 EV/EBITDA가 업종평균 이하라면 주가가 비싸지 않다고 볼 수 있다. PSR, PEG를 적용해야 주가흐름이 설명되는 경우 객관적으로는 주가가 상당히 높은 편일 때가 많다. DCF가 원용돼야만 주가가 정당화되는 종목은 주가에 거품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애널리스트가 적정주가 낼 때 활용하는 주요 지표 | |
지표 | 어느 경우에 적용하나 |
주가수익배율(PER) | 통상 가장 많이 쓰임 |
기업가치/영업현금흐름
(EV/EBITDA) | 당장은 이익기여도가 적은 설비투자 규모가 큰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을 할인해서 볼 경우 |
주가매출액배율(PSR) | 사업 초기단계라서 매출은 많은데 이익이 잘 안 나오는 경우 |
주가수익배율/성장률(PEG) |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 프리미엄을 줄 경우 |
현금흐름할인(DCF) | 철강 등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업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