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화-대림 '여천NCC 갈등' 새 국면

  • 입력 2001년 7월 3일 00시 06분


여천NCC 노조 파업의 수습방안을 놓고 빚어진 한화와 대림산업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자 대림 이준용(李埈鎔) 회장이 광고를 통해 한화 김승연(金昇淵) 회장에게 면담을 공개 제의하고 나섰다.

대림산업 이 회장은 3일자 동아 조선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께 드리는 공개호소문’이라는 광고를 내고 “여천NCC 경영이 하루 빨리 정상화되도록 대림과 한화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김 회장에게 만나달라고 촉구했다.

경영상 이견으로 한 그룹의 회장이 다른 그룹 회장에게 면담을 공개 제의하는 것은 전례가 드문 일로 여천NCC의 공동 설립자인 한화와 대림의 공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 회장은 광고에서 “여천NCC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을 대림측이 한화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유보시켜 공동합작 정신을 어긴 데 대해 사과한다”며 “하지만 이제는 노조의 공장정상화 노력을 높이 사고 회사경영이 정상화되도록 임직원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천NCC 문제는 양측의 전문경영인들이 긴밀히 협의해 해결해야할 사항”이라며 “김 회장이 이 회장을 못 만날 이유는 없지만 왜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측은 또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파업의 악순환을 방지하려면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줘서는 안된다”며 원칙에 입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천NCC는 99년말 자율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형식으로 한화와 대림이 공동 설립한 국내 최대규모의 에틸렌 제조업체로 한화측은 노조파업에 대해 원칙 대응을 강조한 반면 대림측은 노조 설득에 무게를 둬 진통을 겪고 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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