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시스템펀드가 바로 그것. 이 상품은 국채선물과 주가지수선물 등 각종 파생금융기법을 이용, 채권금리나 주가지수의 변동위험을 헤지(상쇄)해 최소한 원본을 보장해주는 것이 특징.
최근 ‘미래에셋 채권헤지시스템 펀드’로 4000억원 가까운 돈을 끌어들인 미래에셋투신운용의 정상기대표는 “파생금융상품 기법의 도입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최근 투신권의 새로운 상품 트렌드이며 헤지상품 관련 상품의 시장이 수십조원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 옵션 등 파생금융기법이 최근 우리 금융시장의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글 싣는 순서▼ |
1. 대출세일 시대 2. 쏟아지는 신상품 3. 신용 카드 서비스 4. 인터 넷 빌링 5. 인터 넷 뱅킹 6. 바뀌는 투자열풍 7. 바뀌는 보험시장 판도 8. 프라이빗 뱅킹 확산 9. 투자은행업 등장 10. 글로벌체제 편입 |
특히 주가지수 선물옵션시장의 규모는 외국인도 깜짝 놀랄 정도. 주가지수옵션상품에서 코스피(KOSPI)200 옵션상품은 지난해 연간 총거래량이 1억9383만계약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이 뒤를 잇지만 이들 국가를 모두 합친 것보다 우리 거래규모가 많다. 주가지수선물에서 코스피200선물은 연간 1967만 계약이 이뤄져 시장규모가 세계 3위다.
한국증권거래소 이용재 신상품개발팀장은 “선물 등 파생시장의 발달은 금융시장의 출렁거림을 막는 기능을 한다”며 “투자자로서도 다양한 투자기회를 가지게 되는 등 금융시장 인프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선물 옵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프로그램에 개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선물옵션 트레이딩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벤처기업도 올초부터 하나둘 생겨나면서 무위험 차익거래를 하는 프로그램매매시스템, 거액투자자들이 손쉽게 주문을 낼 수 있는 대량주문시스템 등의 개발이 기지개를 펴고있다.
선물 옵션 투자대상은 주식에만 그치지 않는다. 달러 등을 대상으로 하는 환율선물과 국채 CD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금리선물 등 투자대상이 점차 다양화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달러선물을 통한 환위험회피는 이제 수출입거래를 하는 기업들에게는 이젠 없어서는 안될 금융기법이 되어가고 있다. 실제 아무리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도 환율의 출렁거림 한번에 날아갈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우리 시장의 규모에 걸맞게 시장의 질을 높이기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외국인들이 이제 시장을 뒤흔들 수 없을 정도로 시장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대목. 하지만 아직도 선물옵션 상품의 본래 기능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헤지수요보다는 투기수요가 많다는 것은 아직도 초보적인 시장임을 알려주는 대목.
키움닷컴증권의 유혁선 부장은 “현재 대부분 주가지수 선물옵션거래의 경우 1∼2일 만에 이뤄지는 투기 목적의 단기트레이딩이 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헤지를 위한 기관투자가들의 중장기 대량거래가 좀 더 활성화되어야 시장의 질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옵션은 사전에 날짜·가격지정 거래▼
선물 및 옵션 투자는 주가가 오르는 경우는 물론 내리는 경우에도 이득을 볼 수 있다.
주가지수선물거래는 거래소의 대표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SPI200지수가 오를지 내릴지를 예측해 만기일에 주가지수를 미리 정한 가격에 사거나 팔기로 약속하는 형태. 결제는 거래 당시의 선물가격과 만기일의 최종 KOSPI200지수와 차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주고 받게된다. 실제는 만기 전에 이익을 실현시키거나 손절매하는 경우가 대부분.
다음으로 옵션거래는 특정대상물을 미리 정한 날짜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 또는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다.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매수자는 만기일까지 주가가 상승해 권리행사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을 싸게 살 수 있게된다. 만일 주가가 하락해 불리하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된다. 이 때 매수자는 옵션 매입대금을 날리게 된다. 500만원 기본예탁금을 맡기면 선물 및 옵션거래가 가능하며 선물은 1계약에 50만원, 옵션은 1계약에 10만원이다. 선물은 거래대금의 15%만 증거금으로 내면 된다. 예를 들어 150만원을 내면 1000만원짜리 선물을 사거나 팔 수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