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해외건설수주액 급감

  • 입력 2001년 7월 4일 17시 06분


해외건설공사 수주실적이 움츠러들고 있다.

4일 업계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13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7억2300만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5%에 그쳤다. 수주건수도 작년 상반기엔 54건이었으나 올 상반기엔 32건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건교부가 연초 세웠던 해외건설 수주 목표(80억달러)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처럼 수주실적이 급락한 것은 현대건설 대우건설 동아건설 등 이른바 해외건설 3인방 의 부진 탓이다.

매년 해외건설 수주액의 40% 이상을 따냈던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초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공사수주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 올 상반기에는 3억5900만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실적 16억4200만달러의 20%대 수준이다.

90년대 들어서 연평균 12억 달러 이상의 공사를 수주한 대우건설도 지난해 그룹 해체와 계열 분리라는 내부 진통에 겪으면서 수주액이 급감, 올들어 6월까지 수주액이 작년 같은 기간(2억600만달러)의 절반 정도인 1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리비아 대수로 공사 등을 따내며 90년대에 연평균 7억달러 정도의 공사물량을 확보하던 동아건설도 올 4월 파산이라는 극약 처방을 받으며 공사를 한 건도 따내지 못했다.

한국기업의 텃밭처럼 여겨졌던 동남아 건설시장이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해지면서 공사 발주량이 많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업체가 작년 상반기에 아시아지역에서 따낸 공사는 22억1700만달러였으나 올해는 37% 정도인 8억2500만달러에 머문 것.

건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80억달러 목표를 64억달러 정도로 낮출 계획 이라고 밝힌 뒤 현대 대우 등이 경영 정상화 기틀을 마련했으므로 하반기부터는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수 있어 수주목표에 어려움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대 대우의 회생만으로는 국내 기업의 위축된 해외건설 수주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며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공장이나 발전소 등 플랜트 건설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건설업에 대한 금융기관의 보증 한도가 확대돼야 할 것 이라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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