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다국적 기업 또 감원 '태풍'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53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계속되면서 다국적기업들이 임직원 수를 줄이는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감원바람이 불 조짐인 반면 어떤 업체에서는 선진국 구조조정에 힘입어 오히려 한국에서의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

주요 다국적 기업의 감원 발표
기업인원발표시기본사국적
메릴린치직원의 5%인 3300명6월 26일미국
필립스1200명 이상네덜란드
갭그룹사무직원의 5∼7% 6월 21일미국
솔렉트론직원의 26%인 2만700명6월 18일미국
나이트리더정규직 1700명미국
글락소스미드클라인2000명 이상6월 14일영국
폴라로이드약 2000명 6월 13일미국
액센추어1400명 6월 7일미국
※감원계획 발표내용은 AP,AFP,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의한 것임.

▽다국적기업의 감원 열풍〓미국의 통신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스가 1만명 이상의 근로자를 줄일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루슨트는 연초에도 공장매각으로 6000명, 명예퇴직 등으로 1만명의 직원을 각각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필립스는 휴대전화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1200명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명 의류 업체인 미국 갭도 올해 사무직원을 3∼4% 늘린다는 계획을 바꿔 오히려 5∼7% 줄인다고 발표했다.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5∼6월 두 달 동안 감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밝힌 주요 다국적기업은 수십개에 이른다.

미국 솔렉트론(계약제 전자제품 제조업체), 폴라로이드(즉석카메라 및 필름 메이커), 액센추어(컨설팅), 질레트(면도기 등) 등은 관련 분야에서 세계 최대 기업들.

▽한국법인 영향〓다국적기업의 국내 지사나 법인은 신규채용을 줄이거나 새로운 사업을 축소 보류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사의 비용절감 등 구조조정에 참여하고 있다.

컴팩코리아는 올해 무료 벤처인큐베이터센터를 2∼3배 확장할 계획이었으나 보류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부서는 PC사업부로 통합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용절감에 나섰다. 컴퓨터 업체인 S사는 본사 지침에 따라 전체 운영비의 15%를 줄이기로 했다. 컴퓨터 장비업체인 L사는 지난해 30명 가량을 새로 채용했으나 올해는 자연감소 인원도 채우지 않기로 했다.

한국IBM의 이병윤 부장은 “본사의 구조조정으로 현지법인들도 영향을 받지만 각국 사정에 따라 크게 다르다”며 “한국은 시장 성장성이 커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전자의 유재순 이사도 “다국적기업 본사의 구조조정으로 한국 같은 성장성이 큰 시장을 가진 나라는 오히려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분야를 유치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나 클라크머터리얼핸들링아시아, 아그파코리아 등이 본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한국내 투자를 늘린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메릴린치의 경우 본사의 감원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에 채용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표: 주요 다국적 기업 기업의 감원 발표

기업

인원

발표시기

본사국적

메릴린치

직원의 5%인 3300명

6월 26일

미국

필립스

1200명 이상

네덜란드

갭그룹

사무직원의 5∼7%

6월 21일

미국

솔렉트론

직원의 26%인 2만700명

6월 18일

미국

나이트리더

정규직 1700명

미국

글락소스미드클라인

2000명 이상

6월 14일

영국

폴라로이드

약 2000명

6월 13일

미국

액센추어

1400명

6월 7일

미국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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