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은총재 "물가안정 포기 아니다"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35분


전철환(全哲煥·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콜금리를 내렸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며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4.4%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콜금리를 내린 것은 물가안정목표를 포기한 것 아닌가.

“올해 물가상승은 고유가 공공요금인상 원-달러환율상승 등 통화정책으로 다룰 수 없는 요인에 의한 것이다. 하반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안정될 것이며 경기부진으로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콜금리를 인하키로 했다.”

-경제성장률이 3·4분기에 3.0%로 바닥을 찍은 뒤 4·4분기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5%선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가 6∼9개월 늦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시기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금리인하 효과는 부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금융시장에는 즉시 나타나며 실물경제에는 1분기, 물가에는 3∼6분기가 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3·4분기에 바닥이라고 보기 때문에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콜금리 인하로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고 보나.

“이번 금리 인하로 경기를 현저히 진작시킬 수는 없으나 영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재정금융정책으로 투자와 소비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해외경제동향에 따라 금리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금리인하 효과가) 이미 시장에 상당히 반영됐을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정회를 했었는데…. “금리인하 시기를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인하 자체에는 전반적으로 찬성했으나 물가의 중장기적 동향과 국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이 달이냐, 다음달이냐를 두고 고심했다.” -금리를 내리면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되고 부동산 시장으로 옮겨가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 “부동산 투기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유동자금이 금융권 내부에만 머물러 있고 자금을 공급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하는데 적어도 금융권 안정에는 효과가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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