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한-아시아나항공 "年 1500억 황금노선 잡아라"

  • 입력 2001년 7월 5일 18시 41분


‘1500억원대의 황금노선을 잡아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이달중 배분될 국제선 항공노선 운항권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특히 서울∼도쿄(東京)간 주 21회 왕복운항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평상시에도 평균 탑승률이 90%에 육박하는데다 내년에는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 한국 항공사로서는 최고의 황금노선이기 때문이다. 한해 평균 1500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양사는 자사에 유리한 통계수치를 내세우며 더욱 많은 서울∼도쿄 노선권을 배분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서울∼도쿄 노선권의 경우 대한항공이 28회인데 비해 5회밖에 안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보통 ‘주 7회, 매일 1회’는 되어야 하는데 ‘주 7회’도 안된 상태가 회사 설립이후 13년째 계속되고 있어 이번 기회에 21회 운항권을 모두 받아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

아시아나는 또 정부의 ‘항공정책 기본방향’에 ‘장거리는 대한항공, 단거리는 아시아나’에라는 명문규정에 따라 단거리 도쿄노선은 아시아나에 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나 장성지상무는 “대한항공이 괌사고 등 사고 이후 1년반 동안 노선배분 중단 제재를 받아 불이익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시아나가 설움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수익 단거리노선인 중국 노선은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의 2배에 가깝고 일본도 취항 노선수는 17개로 같아졌으며 주당 운항권 횟수도 아시아나가 107회로 대한항공(129회)의 83%에 이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또 “보유항공기가 2배 가량 많은데 보유 노선횟수는 주당 328회(대한항공) 대 286회로 비슷해졌으며 수익노선인 일본 노선의 경우 지난 4년간 3회(대한항공) 대 42회여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호택이사는 “항공기 운항에서 가장 중요한 여객기당 운항시간이 대한항공은 267시간인데 비해 아시아나는 307시간이어서 지난해 영업수익률이 대한항공 0.41%인데 비해 아시아나 8.11%로 큰 차이가 나 이번 서울∼도쿄 노선권은 ‘대한항공 위주’로 배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신규노선 배분기준은 ‘장거리 대한항공, 단거리 아시아나’ ‘중거리는 노선별 특성고려’ 등으로 애매하다. 그동안 장단거리를 양사에 교차해서 배분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는 원칙에 충실하라고 하는 반면 대한항공은 “단거리 노선 연계없이 비수익 장거리 노선만 갖게 되면 인천국제공항의 허브공항 기능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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