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우전자 구미TV공장 "직원 줄었는데 생산성은 향상"

  • 입력 2001년 7월 8일 19시 02분


경북 구미시 공단동 대우전자 TV공장. 7일 오전 조립라인마다 20여명의 종업원이 배치돼 완제품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잠시도 한눈 팔 겨를 없이 모두들 작업에 열중해있는 모습. 이 공장의 직원 수는 509명으로 3년 전(1255명)보다 절반이하로 줄었지만 월 평균 생산량은 오히려 1만대가 늘었다. 신재철(申宰澈) 공장장은 “직원 수가 줄었는데도 생산량이 더 늘어난 것은 일관공정 체계로 작업 능률을 극대화한 데다 종업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진 덕택”이라고 설명했다.

▽놀라운 생산성향상 실적〓97년 대우전자 구미 TV공장은 1255명의 종업원이 8개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한달 평균 생산량은 15만대로 같은 구미공단의 LG전자 공장과 비슷한 수준.

회사가 98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직원 수는 60%가량 감소한 500여명으로 줄었다. 회사측은 생산 라인도 8개에서 4개로 축소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하지만 한달 평균 생산량은 완전평면 TV를 포함해 16만대로 구조조정 이전(15만대)보다 늘었다. 불량률이 떨어지면서 제품 통과율은 97%에서 99.5%로 높아졌다. 자재가 창고에 들어와 완제품으로 출고할 때까지 걸리는 기간인 ‘리드 타임’도 10.5일에서 6.3일로 단축됐고 직원 한 사람이 하루 근무(10시간)중 완성하는 TV 대수는 6대에서 10대로 늘었다.

▽비결은 자동화와 작업에 대한 집중〓신 공장장은 “공정을 자동화 표준화 단순화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부분을 가급적 줄이고 일관생산 체계를 갖추는 데 힘썼다”며 “종업원들의 위기의식도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구조조정으로 인력감소가 불가피해지자 지난해초부터 작업공정에 대한 전면 분석에 나섰다.

우선 조립에 앞서 부품을 자동 삽입하는 단계에서 장비가 제각각 떨어져 있어 인력과 시간의 낭비가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동삽입의 5개 공정을 일관체계로 바꿔 인력 로스(손실)를 줄이면서 작업 속도를 빠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일본의 NEC 미쓰비씨 등 해외 유력업체를 벤치마킹해 조립라인을 자동화하는 데 과감히 투자했다. 조립라인의 자동화 비중이 높아지면서 37명이 매달리던 작업이 22명이면 충분하게 됐고 불량률도 덩달아 하락했다. 인력부족을 메우기 위해 관리 자재 등 간접부문의 인력을 조립라인쪽으로 돌리는 작업도 병행했다.

회사를 살리려는 노조의 협조도 큰 도움이 됐다. 전에는 일감이 밀려 특근이 필요할 때면 노조의 눈치를 살펴야했는데 요즘은 노조 지부측에서 먼저 일감을 체크해 자발적으로 특근에 나선다는 것.

신 공장장은 “결과적으로 과거 공장운영이 방만했던 측면도 있다”며 “연구하기에 따라서는 생산성을 더 높일 여지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미〓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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