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원장 "정부도 구조조정대상"

  • 입력 2001년 7월 11일 16시 55분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좌승희(左承喜) 원장은 11일 "정부의 경제적 역할도 구조조정의 대상"이라며 "정부의 기업정책을 시장경제 원리에 맞게 재정립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정부가 기업의 생사 여탈권을 쥔 '정부가 하느님인 시대'는 막을 내렸으며 이제는 주주 투자자 소비자 등 시장 참가자의 권한이 커지면서 '시장이 하느님인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좌승희원장 강연 전문▼

- 1. 경제·사회개혁의 틀: 신제도학파/진화경제론적 시각
- 2. 개혁과 구조조정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역할
- 3. 기업정책의 새 패러다임: 정부가 하느님인 시대에서 '시장이 하느님'인 시대로
- 4. 문화, 금융제도와 기업행태: 기업지배구조의 진화
- 5. 경제위기 이후 기업개혁 정책에 대한 평가
- 6. 향후 금융·기업개혁의 비젼

좌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조찬 강연에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한 합리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이 할 일과 기업이 해야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은 금융제도 정책 법 문화 등 외생 변수에 영향을 받으면서 생존을 위해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독특한 행태를 보이게 된다"며 "구조조정은 결국 정부가 이같은 변수를 개선하고 관리해 민간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좌원장은 이와 관련해 "BIS(국제결제은행) 기준을 맞추고 M&A(인수 및 합병)를 독려해 은행의 모습을 그럴듯하게 그려내더라도 기존의 관치금융적 여건이 바뀌지 않으면 금융기관의 행태는 달라지지 않으며 부실 경영도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집단소송제는 소송남발과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소송 자격을 제한하는 등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개혁의 장애는 정부가 금융기관과 기업 경영에 개입하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한데서 비롯된다"며 "지금 필요한 작업은 강력한 제도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왕에 형성된 제도를 일관되게 집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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