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전자-하이닉스 허리띠 바짝 조른다

  • 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37분


국내외 반도체 경기의 장기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또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이달 말부터 생산물량을 줄이기로 했다.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1, 3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축소경영에 들어감에 따라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3일 “이달부터 사업부별로 각종 행사비 출장비 교제비 회의비 교통비 등 불요불급한 경비의 지출을 줄이는 긴축경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설비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보다 더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이미 4월에 “반도체 11개 라인의 가동시기를 내년 1월로 연기하는 등 올해 투자계획을 당초 6조5700억원에서 5조3500억원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긴축경영은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불투명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운찬(鄭雲燦) 서울대 교수가 이날 세계인재개발원 주최 강연회에서 “삼성전자가 이미 6월에도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냈다는 말을 회사 관계자에게 들었으며 내년 1·4분기에도 흑자반전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증시 등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많은 증시 애널리스트들도 삼성전자의 전체 반도체 부문 매출 가운데 25%를 차지하고 있는 64메가 및 128메가SD램의 납품가가 6월 초부터 생산원가 아래로 떨어진 점을 들어 이 같은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 SD램을 제외한 다른 분야의 실적도 작년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분야와 램버스D램 등에서는 흑자를 내고 있다”며 “특히 최근 반도체 부문이 비수기를 통과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편 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지속적인 D램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최종 정리했다”면서 “내주부터 감산 준비에 들어간 뒤 구체적 규모와 방법을 검토해 이달 말부터 본격 감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일부 생산라인에 대한 집단휴가를 실시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감산방안을 찾고 있다. 월 감산 규모는 현재 생산량의 20%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만의 D램 생산업체인 밴가드가 이달부터 64메가D램의 생산량을 20∼25%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일본 도시바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요카이치 공장의 생산량을 30% 가량 줄일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임숙·박정훈·김승진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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