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포퓰리즘 좇다 아르헨 꼴난다"

  • 입력 2001년 7월 13일 18시 45분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한국이 구조조정을 중단하면 아르헨티나처럼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원리에 따라 부실기업과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처리해야 하며 단기적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이날 내놓은 ‘아르헨티나 위기재발의 경과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아르헨티나는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입각한 정책으로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실패하고 다시 처음부터 개혁해야 하는 실수를 반복했으며 이 역시 인기영합주의에 밀려 실패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아르헨티나는 82년 외채위기, 85년 6000%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87년 외환보유액 고갈, 95년 경제위기, 98∼99년 경제위기 등 위기를 반복해서 겪었다. 보고서는 아르헨티나 위기반복의 요인으로 △구조조정 실패와 정치불안 △만성적인 재정적자 △외채비중 과다 △미숙한 경제정책운용 △고정환율제에 따른 페소화(貨) 과대평가 등을 꼽았다.

또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심해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구조조정이 필수’라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등 리더십이 부족했고 경제정책에 일관성이 없었으며 정부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 것도 문제점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한국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적정 외환보유액을 확보했으며 순(純)채권국인 것과 정보기술(IT)이 발달한 점 등에서 아르헨티나와 달라 성장잠재력이 있다”며 “그러나 구조조정을 여기서 미룬다면 다시 경제구조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대외여건이 악화될 때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 김정렬 수석연구원은 “개혁피로증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경제잠재력을 살려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려면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정치논리 등에 좌우되지 않고 원칙대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업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이 생기겠지만 이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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