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전국 어느 수목원에 어느 정도 수령(樹齡)의 왕벚나무가 있는지를 샅샅이 찾아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 때에 공급하는 게 벤처기업 ‘수프로’(사장 박철홍 朴哲弘·사진)의 주요 사업영역이다.
수프로는 전국의 크고 작은 수목농장 500여곳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의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수목유통시장이 대부분 지방단위로,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정보량이다.
박 사장은 서울대 조경학과를 나와 5년간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면서 공사현장에 필요한 조경나무를 확보하는 일을 해왔다. 그는 “공사는 다 완성돼가는데 하청을 준 조경회사가 나무를 못 구하거나 주문한 때보다 가격이 훨씬 높은 가격을 불러 낭패를 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이렇게 낙후된 시장에서 체계적인 유통구조를 만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3월에는 대구 월드컵경기장 순환도로에 사용될 나무를 공급하기로 했고 잇따라 부산 아시안게임의 골프경기가 열릴 기장골프장에 모과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 대형 수목 1억원어치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1년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첫해부터 흑자를 내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우량 기업간 전자상거래(B2B)기업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금은 나무를 사서 공급하는 형태지만 궁극적으로는 다수의 수요자와 다수의 공급자를 곧바로 연결해주는 e마켓플레이스를 만들고 싶다”며 “초보형태의 수목 선물거래소 설립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