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협상을 매듭지은 후 이례적으로 “조합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준 경영층에 감사드린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이처럼 노사가 2개월여간의 협상을 원만히 마친 것은 올 4월 부임한 마크 클라크 신임 사장(47·사진)의 역할 때문이라고 임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클라크 사장은 부임 한달도 안 돼 노사 협상을 시작하면서 외국인 임원 14명을 6명으로 줄였다. 경영층이 솔선수범하겠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또 협상 진행중에도 틈나는 대로 영업 현장을 찾아가 콜라박스를 직접 나르는 등 노조원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달 21일에는 오후 3시에 진행될 ‘15차 협상’을 앞두고 새벽부터 도봉영업소에서 작업을 하다 협상장에 도착해 밤 12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보틀링이 96년 11월 현지법인을 세운 후 6월 판매실적이 월별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클라크 사장의 경영실적도 노조의 점수를 따내는 데 한몫했다.
보틀링은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한국내에서 코카콜라의 생산 유통 판매를 맡고 있다. 직원은 3000여명. 지난 3∼4년간 약 30억달러를 한국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펴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