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13억 中 시장 차별화로 승부"

  • 입력 2001년 7월 17일 18시 58분


중국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요 그룹들이 현지 특성과 기업문화의 장점을 살리는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계 메이저들의 각축장이 된 중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외에 각 기업이 갖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호감도를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지화로 활로 뚫는다〓그룹 차원에서 중국시장 진출에 총력을 쏟는 LG는 ‘과실(果實)은 공유하되 중국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윈-윈’ 원칙에 따라 현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는 현재까지 1750명의 중국 기술인력을 한국에서 교육시켰고 현지 부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중국내 국산화비율이 80%가 넘었다.

SK는 ‘중국인에 의한, 중국의 베스트 기업 만들기’를 기치로 내걸고 아예 현지 총괄법인 대표로 중국인 정보기술(IT) 전문가를 임명했다. 또 올해 안에 중국 우수인력 50여명을 채용해 SK텔레콤 등 주력계열사에서 본사 직원과 똑같은 조건에서 근무토록 한 뒤 현지로 보내는 교차근무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고급 브랜드로 부가가치 증대〓삼성은 중국 전체 인구의 5%에 이르는 고소득층 6000만명을 고정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데 마케팅의 역점을 두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중국의 고소득층은 한국 전체 내수시장보다도 큰 규모”라며 “전자 섬유 등 소비재 분야에서 현지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최신 디자인 제품을 내놓아 부유층을 공략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애니콜 가격은 1000달러선(약 8000위안)으로 웬만한 봉급생활자가 반년치 봉급을 모아야 살 정도. 제일모직의 갤럭시 신사복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화〓지난해 12월 중국총괄본부를 발족시킨 현대기아차 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소형차 리오를 생산해 젊은층 공략을 본격화할 태세. 내년까지 3억달러를 투자해 현재 2만5000대인 연간 생산능력을 1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냉열연 합작법인을 운영중인 포항제철은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전액 중국에 재투자해 현지 사업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와 프로젝션 TV의 생산설비를 연간 6만대 규모로 늘려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가고 삼성전자도 내년초 톈진공장에 PDP TV 생산라인을 설치한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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