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제조업체 29% 지난해 헛장사 이자도 못벌어

  • 입력 2001년 7월 20일 18시 42분


제조업체 10개 중 3개는 지난해 영업에서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개 중 1개는 당기순손실 규모가 금융비용보다도 커 생존이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은행은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는 제조업체 3806개를 대상으로 현금흐름을 분석한 결과 금융비용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은 1115개로 29.3%나 됐다고 밝혔다. 이는 99년(24.2%)보다 5.1%포인트나 높아진 수준.

금융비용보상비율이란 영업활동 현금수입+금융비용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00% 미만이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수입으로 금융비용(이자)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재벌 계열사 중 5개사, 5∼30대 재벌 계열사 중 32개사가 100%를 밑돌았다.

특히 19.8%에 이르는 753개 업체는 금융비용보상비율이 0%를 밑돌았다. 이는 99년 13.1%보다 6.7%포인트나 높아진 것. 영업활동결과 현금수입보다 지출이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제조업체 평균 금융비용보상비율은 275.5%로 99년(253.9%)보다 21.6% 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제조업체는 지난해 영업활동에서 104억8000만원을 벌고 16억5000만원의 증자를 통해 총121억3000만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금 중 유형자산을 사는데 68억5000만원, 차입금을 갚는데 15억8000만원, 유가증권 투자에 15억6000만원 등 99억9000만원을 썼다.

매출액 중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금융비용부담률은 5.0%로 99년(7.1%)보다 2.1%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차입금을 갚은 데다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 다만 미국(2.2%)이나 일본(0.8%)에 비해선 아직도 매우 높았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금융비용보상비율 추이
항목0%미만0∼50%50∼100%100∼200%200∼1000%1000%이상
99년13.14.66.514.443.715.9
2000년19.83.85.712.438.617.0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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