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신보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이근경(李根京·51) 이사장은 “한국 벤처기업은 그동안 옥석이 구분되지 않은 채 지나친 거품과 추락을 경험했다”며 “그러나 벤처기업인들을 만나보면서 한국 벤처산업의 미래에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중순 취임 후 본점이 있는 부산은 물론 서울과 광주 등지의 기업인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행시 14회인 이 이사장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 75년 옛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차관보를 끝으로 공직을 떠날 때까지 경제분야 실무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재경부 차관보 때는 남북경협 실무협의 남측 대표를 맡아 각광을 받았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그는 ‘원칙’을 중시하다 보니 때로 ‘뻣뻣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기신보에서 일하면서 무엇보다 타협과 양보, 즉 ‘몸을 낮추는 것’을 배웠습니다. 인간적으로 큰 재산을 얻은 셈이지요.”
그는 1주일 중 2, 3일 가량을 부산에, 나머지는 서울에서 머문다. 제대로 된 최고경영자(CEO)가 되기 위해 이동을 하면서도 계속 신용보증 관련 공부를 한다. 경기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의사인 아내는 현재 경기 과천시보건소장이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