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해외무대' 빨간불

  • 입력 2001년 7월 24일 18시 36분


국내 기업의 ‘해외 무대’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은 올해 수출목표를 연초 계획보다 10% 이상 줄이고 비용을 아끼기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해외건설업체들도 수주목표를 연초 80억달러에서 40% 감소한 48억달러로 재조정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종합상사〓삼성물산은 24일 반도체 컴퓨터경기 침체가 올 하반기에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수출목표를 당초 280억달러에서 23% 줄인 215억달러로 수정했다.

LG상사는 상반기 수출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하고 하반기에도 크게 사정이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출목표를 연초 140억달러보다 10% 정도 줄였다.

SK글로벌도 상반기 수출이 작년 상반기(28억6000만달러)보다 7000만달러가 감소한 27억9000만달러에 그치자 수출목표를 당초 60억달러에서 54억달러로 내렸다.

이는 지난해 실적과 비교해 10억달러나 줄어든 수치다.

7대 종합상사 수주액 추이
연도 수출액(달러)증감률

(전년동기대비)

1998년686억9900만 2.7%
1999년736억1700만 7.2%

2000년

812억3600만

10.3%

2001년 1∼5월259억9300만-18.2%
(자료:한국무역협회)

수출 부진요인은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데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컴퓨터 경기가 시들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목표를 줄였지만 이마저도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해외건설〓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올 들어 23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22억900만달러(39건)로 작년 같은 기간 28억3300만달러(61건)의 78%에 그치고 있다.

부진 요인은 해외건설시장을 주도했던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 동아건설 등 이른바 ‘해외건설 3인방’이 경영난으로 수주 활동에 적극 나서지 못한 탓.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매년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중 절반 가까이 따내왔으나 올해는 23일 현재 수주액이 전체의 16% 수준인 3억6000만달러에 불과하다.

한국 업체의 주력 시장인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이 경제난과 정치 사회 불안 등으로 공사 발주가 거의 중단된 것도 원인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수주 부진이 하반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 동아건설은 파산처분으로 더 이상 수주하기 어렵게 됐고 현대 대우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장도 연내 시장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광현·황재성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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