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현장 목소리]"노사문제 외국인우려 없애야"

  • 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43분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컴퓨터 등이 선진국의 경기 부진과 거센 중국 제품의 도전에 밀려 시장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다. 해외 현장에선 경쟁력을 유지하는 부품산업 쪽에서 활로를 타개하고 노사관계를 안정시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견해다.

▼미국▼

현지 정보기술(IT)산업의 부진으로 관련 제품의 대미 수출이 어려움에 빠졌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전체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철강도 수출 물량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고 기계류 수요도 줄고 있다. 그중 잘되는 자동차도 증가세는 작년만 못하다. 전체적으로 올 연말이면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요즘은 내년초 이후로 회복 시기를 늦춰잡고 있다. 한국무역투자진흥공사 박풍(朴豊) 미주지역본부장은 “기계 금속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 분야의 부품산업은 한국이 경쟁력이 있으므로 이쪽을 키워 중장기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노동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가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주력 품목인 전기전자기기의 경우 3월부터 감소세로 접어들어 점차 악화하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 기계류 등 거의 전 분야가 부진하다. 무역협회 권영욱(權寧旭) 도쿄지부장은 “일본의 IT 관련 제품의 수요가 완전히 얼어붙었고 중국 저가제품의 범람으로 우리 제품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섬유 등 노동집약적 제품은 물론 IT 등 첨단제품에서도 중국 제품이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 허문(許汶) 도쿄주재 상무관은 “하루아침에 수출 여건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일본의 비관세 무역장벽이나 고관세 등 각종 수입규제에 적극 대처해 가능한 것부터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지난해까지 연평균 20% 성장하던 대중 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려 올 상반기엔 6.4% 증가에 그쳤다. 대중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철강 석유화학제품은 중국내 시장가격이 지난해 연말에 비해 30%나 떨어지면서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반도체는 올 상반기중 전년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5, 6월부터 대중국 수출이 갑자기 둔화된 뒤 회복 기미가 없다. 이는 중국의 대외수출이 급격히 위축된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 코트라 이종일(李鍾一) 베이징 관장은 “중국의 대외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올해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해 수준인 56.5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LG상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 지분 투자를 해 원료공급권이라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한기흥·이영이·이종환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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