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 전문업체 ‘디자인 그룹 인터내셔널’의 김은영 사장(사진). 그는 “로고 하나 그리는데 시간과 비용이 왜 그리 많이 드느냐”는 경영진을 보면 답답한 생각이 든다. “기업의 로고는 단순한 그래픽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기업의 ‘얼굴’이죠. 따라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치고 회사의 역사와 경영자의 비전까지 모두 담아야 합니다. 몇 달동안 광고를 계속하는 것보다 CI 하나 잘하는게 더 효과적일 때가 많습니다.”
김사장은 해외에서 상당히 긴 세월을 보냈다. 중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배우러 독일로 유학을 갔다가 고등학교 때 영국으로 옮겼다. 대학 진학 후 적성에 더 맞는 미술로 전공을 바꿨고, 미술의 산업적 측면을 공부하기 위해 마케팅 전공으로 대학을 한번 더 다녔다.
결혼 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살림만 하는 것이 자신을 퇴보시키는 것 같아’ 93년 직원 5명으로 회사를 차렸다. 8년이 지난 지금 그의 회사는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 기아자동차, 노동부, 명지대 등 100여개 기관의 CI 작업을 해낸 중견업체로 성장했다.“현대산업개발 CI 작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현대그룹을 떠나 새출발하는 회사를 위해 지식(Intelligence), 개선(Innovation) 등을 의미하는 ‘I’를 형상화해 로고를 만들었죠. 옛날 로고보다 지금 것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아 뿌듯합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