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념 형제 사이엔 '대우車'가 있다"

  • 입력 2001년 8월 24일 18시 19분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요즘 부실기업 처리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잘 마무리될 듯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문제가 꼬이기 때문. 특히 대우자동차 매각문제를 생각하면 머리가 무겁다.

공교롭게도 대우차에는 진 부총리의 친동생이 임원으로 있다. 현재 대우차 전북 군산공장에서 생산업무를 총괄하는 진상범(陳尙範) 군산사업본부 부사장이 막내동생.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주변에 거의 알리지 않아 이들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들은 원래 5남1녀 중 넷째와 막내지만 다른 남매가 모두 세상을 떠나 지금은 둘만 남았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고교(전주고)와 대학(서울대)도 동문. 다만 대학에서 형은 경제학을 전공한 반면 동생은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61세인 진 부총리가 동생보다 일곱살 위.

두 사람 모두 바쁘다보니 서로 만날 시간은 거의 없고 전화로 안부를 묻는 정도. 진 부총리는 “며칠 전에 동생과 통화하면서 ‘근로자들과 잘 대화해 제발 군산공장이라도 노조문제로 시끄럽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웃었다.

진 부사장은 대학을 졸업한 1969년 대우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에 입사해 ‘대우차 맨으로서의 한 길’을 걸어왔다. 프레스부장, 승용1공장 이사 등을 거쳐 95년 대우차 군산공장이 생길 때부터 줄곧 이 공장에서 일해왔고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대우차의 한 임원은 “업무에 정통해 부하들이 어려워하는 상사였으나 뒤끝은 없었다”며 “과묵한 성격이어서 ‘미스터 크레믈린’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진 부사장은 ‘유명한 형’에 대해 상당한 존경심을 갖고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늘 신경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가 24일 군산공장으로 전화를 했으나 그는 본의 아니게 형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권순활·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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