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01년 2·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4분기중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95만57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0.8%(1만7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99년 2·4분기 -0.2%를 보인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2·4분기중 소비자물가지수는 126.6으로 물가가 95년보다 26.6% 올랐다.
실질소득이 이처럼 ‘게걸음’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활발해지면서 집값이 올라 주거비 부담이 커진데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의료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 부담도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중 월세지출은 전년 동기보다 22.4%나 늘었고 수도료(15.5%) 통신비(28.0%) 공공교통비(13.1%) 교육교재비(10.6%) 이미용품(12.9%) 등에서 가계부담이 는 것으로 나타났다.의료보험 부담이 급증하면서 비소비지출인 사회보험료 지출은 18.0%나 늘었고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도 11.6% 증가해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또 세금도 2·4분기중 10만3000원으로 4.8% 증가했다.
한편 2·4분기중 물가상승을 감안하지 않은 도시근로자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47만60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6.2%(14만5000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197만4000원이었고 이 중 세금이나 연금 보험 등을 제외한 소비지출은 166만8000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8.2%나 늘어났다. 가계에서 벌어들이는 소득은 제자리걸음인데도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가계소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가처분소득(쓸 수 있는 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76.9%로 1년전보다 1.0%포인트 늘었다.
선주대(宣柱大)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말 이후 주춤하던 소비지출 증가율이 2·4분기엔 소득증가율보다 2.0%포인트 웃돈 8.2%나 됐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상위계층 20%의 소득을 하위계층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은 5.04로 1·4분기 5.76보다 낮아져 계층간 소득격차는 다소 완화됐다.
근로자 가구가 받는 명목소득에다 95년을 기준으로 한 소비자물가지수(100)를 감안한 것. 이 기간의 물가를 반영해 가구가 실제 벌어들이는 금액이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