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야당의 감세 요구를 일정부분 받아들였지만 감세 규모 등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당초 지난달 9∼10일 열린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에서 약 10조원의 감세를 요구했다가 여당 및 정부와의 협의과정에서 5조원으로까지 물러섰다. 야당측은 ‘사회보장 기여금’이 너무 커진 만큼 국민 세금을 10% 정도 깎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향후 재정불안 요인을 감안해 총 감세액을 2조5500억원, 세수증가분을 제외한 순(純) 감세액을 1조9000억원으로 묶었다.
세제개편 관련 한나라당 안과 정부 안 비교 | ||||
현행 세율 | 한나라당 당초 요구 | 한나라당 요구를 반영할 경우 경감액 추계 | 정부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경감액 추계 | |
소득세(10∼40%) | 현행보다 10% 경감 (양도소득세는 30% 경감) | 3조원 | 1조5900억원 | |
법인세(16∼28%) | 현행보다 10% 경감 | 3조원 | 5400억원 | |
특별소비세(10∼30%) | 현행보다 50% 경감 | 1조5000억원 | 3200억원 | |
증권거래세(0.15∼0.5%) | 현행보다 50% 경감 | 1조원 | - | |
취득세·등록세(2∼3%) | 현행보다 20% 경감 (서민주택은 50% 경감) | 1조5000억원 | - | |
계 | 약 10조원 | 2조4500억원 |
전체 감세규모뿐만 아니라 세목(稅目)별 경감도 차이가 난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한나라당은 현재 28%인 법인세율을 대만과 비슷한 25%로 3%포인트 낮출 것을 제안했으나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경부 당국자는 “법인세율을 3%포인트 내리면 기업부문 세수감소액이 2조3000억원이나 돼 나라살림에 큰 부담을 지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한다. 또 한국의 법인세율이 미국(35%)이나 프랑스(33.3%) 일본(30%) 영국(30%) 중국(30%) 등과 비교해도 결코 높지 않다는 게 재경부쪽 설명. 한나라당 주장대로 법인세를 깎고 과표조정까지 병행하면 3조원의 경감효과가 있지만 정부 개편안에서는 야당 요구액의 6분의 1 수준인 5400억원어치의 기업 세부담을 줄이는 데 그쳤다.
소득세의 경우 한나라당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했으나 실제 경감액은 야당 요구액 3조원의 절반 수준인 1조5900억원을 깎는 데 그쳤다. 또 증권거래세를 절반으로 줄여 1조원의 세금을 덜어주고 부동산 취득세와 등록세를 20%가량 깎아주자는 야당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한편 정부 내에서도 한때 적극적으로 검토했던 이자소득 생활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경감대책도 막판까지 저울질했으나 과세 형평성 등을 이유로 일단 없던 일로 결론을 내렸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