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부재론’에 따른 속투(續投)〓현 경제팀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재신임을 받은 이유는 ‘대안 부재론’과 ‘마무리 투수론’으로 압축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악재가 산적한 현시점에서 경제팀을 대폭 간다고 해서 얻을 것이 더 많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부총리는 비판도 적잖게 받지만 경제관료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편이고 야당 및 언론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
시기적으로도 지금 경제팀을 대폭 교체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몇 가지 부실기업 처리라는 현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현대투신의 AIG 외자유치 및 대우자동차의 제너럴모터스(GM) 매각 협상이 아직 완결되지 않았고 하이닉스반도체의 진로와 서울은행 및 대한생명 매각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경제팀이 대폭 바뀌면 정책의 연속성 문제로 현안처리가 늦춰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
▽경기회복과 구조조정 병행의 쉽지 않은 과제〓일단 재신임을 받았지만 진념 경제팀 앞에는 장애물이 널려 있다.
우선 국내외 변수 악화로 갈수록 심각하게 치닫는 경기침체를 벗어나면서도 구조조정의 틀을 무너뜨려서는 안된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진 부총리는 두 정책과제가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오히려 충돌할 가능성이 더 많은 편.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여권(與圈)의 선심성 경제정책 요구에 대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경제팀 내에서조차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기업규제 추가완화 문제와 공적자금투입 금융기관의 민영화 등도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
부실기업 처리 등 급박한 현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연말이나 내년초쯤 진 부총리 등 경제팀의 대폭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경제관료들 사이에서는 지배적이다. 이번에 유임되기는 했지만 ‘한시적 속투’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