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살벌해졌죠.”
설계사일을 시작한 지 불과 3년차인 김모씨(48·여·경기 고양시 일산구)도 짧은 기간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노트북에다 각종 프로그램과 인터넷을 깔고 고객들과 상담할 때는 내가 마치 딴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6년차 보험설계사인 이모씨(39·여·서울 중구 남대문로) 역시 “실적좋은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수정예화로 가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프로근성과 전문지식이 필요하며 부업으로 할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보험사들이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영업으로 경영전략을 바꿨기 때문. 방대한 설계사 조직은 유지비용 때문에 수익성에 부담을 준다는 판단이다.
보험사들은 대개 인위적인 인력감축 방식을 택하는 대신 매년 30∼40%에 이르는 설계사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몸집줄이기를 하고 있다.
이에따라 98년 3월 39만6000명이던 보험설계사는 올 3월말 불과 3년만에 11만명이 준 28만4000여명으로 축소됐다. 최근 정규직원 13% 감축을 발표한 삼성생명의 관계자는 “아주 뛰어나지 않는 한 자연감소하는 설계사를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설계사 1인당 보험모집액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올 3월말 기준(회계년도 2000년) 설계사 1인당 월평균 모집액이 전년도에 비해 39.5%나 증가한 1805만원이라고 밝혔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아직도 주부 설계사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 하고 있으나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는 분명하다”며 “그 빈자리를 남성설계사들과 텔레마켓팅(TM), 인터넷 등을 통한 통신판매가 점차 대신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