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한전,국산기술 외면 5050억원 낭비"

  • 입력 2001년 9월 25일 18시 58분


한국전력이 7개 화력발전소에 우수성이 입증된 국산 배연탈황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5000억원 이상을 낭비한 것으로 지적됐다.

25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의 한전에 대한 국감에서 강인섭(姜仁燮·한나라당) 의원은“총공사비가 1조100억원인 7개 화력발전소의 배연탈황설비 27기 공사를 무더기 발주한 뒤 외국 기술을 들여오는 바람에 건설비 관리비 등으로 5050억원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96년 영동과 서천 화력발전소에 처음 설치된 200㎽급 국산 배연탈황설비가 세계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며 “한전이 2003년 이후에나 강화될 국제환경기준을 내세워 6년 전에 외국 기술을 도입한 대기업에 시공권을 준 것은 커넥션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배연탈황기술은 92년 정부연구개발과제(G7프로젝트)로 선정돼 7년간 한전 257억원, 정부 33억원 등 290억원을 들여 98년 상용화했다.

이 기술은 탈황률이 93∼95%로 외국산(90%)보다 높고 설치비도 기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술 개발 후 ㎾당 300달러이던 외국 설비 가격은 100달러대로 폭락했으며 중국 정부는 5월 한국 정부에 기술 수입 의사를 전해왔다. 이 기술은 97년 한국 미국 일본에서 특허를 받았고 독일 중국에도 특허 출원 중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발주 당시 한국형 기술이 검증이 안돼 외국형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배연탈황설비=화력발전소의 배기가스에 포함된 아황산가스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하는 대기오염 방지시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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