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과 출하가 3개월 잇달아 줄면서 경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특히 지난달 수출 출하는 11년9개월 만에, 설비투자는 2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중 산업활동 동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생산과 출하 동시 내림세〓지난달 산업생산은 작년 8월 대비 4.7%가 줄어 6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출하도 작년 8월에 비해 5.8% 감소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특히 수출 출하는 반도체, 개인용 컴퓨터(PC) 등의 수출 감소로 작년 같은 달보다 14.6%나 줄면서 89년 11월(-15.4%) 이후 11년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작년 동기에 비해 반도체 생산은 11.6%, 자동차는 1.4%가 감소해 전달의 -15%와 -12.6%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됐으나 PC는 무려 40.8%나 줄어 전달(-29.4%)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7월에 71.0%로 2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4%로 전달보다 다소 개선됐다.
▽설비투자 회복기미 없어〓향후 경기회복 가능성의 선행지표격인 설비투자도 전년 동월 대비 19.0% 감소, 98년 11월(-27.3%) 이후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PC와 사무용기계, 특수산업용 기계, 유선통신기기 등에 대한 투자부족이 주된 원인이었다.
7월 한달 11.9%의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건설 수주는 정부의 각종 건설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등 민간부문 수주가 27.7%나 줄면서 전체적으로 18.8%나 줄었다. 공공부문은 항만 공항 철도 등의 발주가 늘어 16.7% 증가했다.
▽내수 통한 경제회복 가능할까〓도매업과 소매업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3.5%와 2.9% 상승하고 자동차 등의 판매가 5.2% 늘면서 8월중 도소매 판매는 3.5% 증가했다. 이는 전달(2.9%)보다 0.6%포인트 높아진 것.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휴대전화 등의 증가에 힘입어 10.4% 상승하면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기회복 가능성에 한가닥 희망을 남겼다.
향후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는 0.7%포인트 증가한 0.3%로 5월 이후 4개월째 상승을 계속해 경기회복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