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 이코노미스트의 한 사람인 왕이밍(王一鳴)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베이징(北京)의 이 연구원 회의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중국 경제가 올 들어 9월까지 7.6% 성장했고 연간기준 성장률은 7.3∼7.5%로 전망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시경제연구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성격이 비슷한 연구기관으로 중국 국가계획발전위원회 산하 핵심 싱크탱크다.
왕 부원장이 ‘조정단계’라고 표현했지만 세계경기 침체와 교역축소 속에서 7%대 성장이란 다른 나라보다 단연 두드러진다. 그는 현재 중국경제가 비교적 ‘잘 나가는’ 주요 원인은 투자와 소비 등 내수가 활발한 데 있다고 진단했다.
“1∼9월 중 중국 내 투자는 15.8%, 소비는 10.1% 늘어났고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왕 부원장은 또 “과잉생산 능력을 감축하고 신(新)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구조조정도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중국경제가 부닥친 문제점도 일부 있다고 털어놓았다.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일본경제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수출이 격감하고 있습니다. 또 싱가포르 대만 한국에 대한 수출도 어렵습니다.”
이와 함께 농민의 소득을 어떻게 올리는가 하는 문제와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증가도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분석했다.그는 눈앞에 닥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관련, “중국이 비교우위에 있는 가전 및 경방직 제품 수출은 늘겠지만 은행 보험 등 서비스분야를 비롯한 정보 및 지식집약적인 산업과 농업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는 또 “현재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은 20% 정도로 추산되며 현재 4개의 자산관리공사를 설립해 이를 줄여가고 있다”면서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베이징〓권순활기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