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방사선 동위원소 감독자로 근무할 때 심장병으로 신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손으로 이들을 돕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사명감을 느꼈어요. 선천성 심장판막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수 백만원의 수술비만 있으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데 그 돈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니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그는 세척기 사업이 본궤도에 이르는 다음달부터 부천 세종병원 심장재단과 함께 자신의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병원측이 매달 어린이 환자를 결정하고 수술하면 김사장은 수술비와 입원치료비 전부를 지불하기로 한 것. 문을 연지 얼마 안되는 기업이 한달 평균 700만원 안팎을 지원한다는 것이 부담일 수 있지만 그는 수혜자를 늘리지 못하는 것이 더 안타깝다.
김사장이 자신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초 개발에 성공한 초음파 세척기 ‘싱싱볼’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 10년전 직장을 나오면서부터 운영하던 정수처리시설 업체를 외환위기 때 포기하고 난 뒤 절치부심 끝에 만든 재기의 작품이었다.
싱싱볼은 초음파로 발생한 수천만 개의 미세기포를 이용, 과일과 야채, 식기의 표면에 붙어있는 오염물질을 모두 닦아주는 제품. 초음파를 이용한 세척기는 안경점이나 보석상 등에서 쓰여져 왔지만 일반 가정용 제품으로 시판된 것은 이번이 처음.
과일이나 야채는 물에 헹궈 먹는 게 고작이었지만 싱싱볼을 이용하면 잔류 농약성분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김사장은 설명한다. 한국화학시험연구소에서 포도 상치 사과 세척시험을 한 결과 잔류농약이 98% 이상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특히 식기세척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작은 공간에서 큰 효과를 내는 주방기구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일반 식기세척기에 비해 전기료도 저렴해 하루 1시간씩 사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달 전기요금은 500원에 불과하다고 김사장은 말한다. 현재 대우건설과 SK건설이 모델하우스에 싱싱볼을 적용했으며 내년부터는 삼성물산과 LG건설도 기본사양으로 포함시킬 예정.
싱싱볼은 현재 건설회사 납품실적과 TV 홈쇼핑을 통한 판매 급증세로 시판 4개월만에 월 2억5000원 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회사측은 내년에 내수시장에서만 연간 100억원대의 매출을, 일본시장에서도 연간 25억원의 실적을 목표로 하고 있다. 02-393-2300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