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터뷰]매각 앞둔 대한생명 이강환 회장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44분


국내외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한생명이 이 회사 회계기준으로 상반기(4∼9월)에 2700억원의 흑자를 냈다.

3조5500억원의 공적자금 투입과 흑자경영을 바탕으로 순자산가치(총자산-총부채)가 드디어 플러스로 돌아서 고객들이 한꺼번에 해약해도 돈을 모두 돌려줄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내부 구조조정과 자구노력, 부실계열사 정리 등을 통해 2년여만에 확실한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어서 업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강환(李康煥·사진) 대한생명 회장은 99년 최순영(崔淳永) 전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생긴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한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대주주 구속을 전후해 심하게 흔들리는 회사조직을 다시 정비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대한생명의 매각가격을 높이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교보생명 사장 8년, 생명보험협회장 6년의 경험에서 얻은 모든 노하우를 대한생명에 풀어놓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대한생명 정상화에 기여한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생보사는 크게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등 두가지 부문으로 구성돼있다. 그는 영업부문에서 효율성이 낮은 생활설계사와 영업망을 축소시켜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을 78%, 영업소당 생산성을 60% 높였다.

자산운용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생명의 전문가를 전무로 영입, 위험성이 높은 주식비중을 5%에서 1.7%로 줄이고 대신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과 대출비중을 높였다.

경영실적 호전에는 어김없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뒤따랐다.

이 회장은 “생보사는 오래전부터 일본식 평생직장 개념이 정착돼있어 나이 많은 직원들이 많다”며 “이들이 회사성장에 기여한 공로는 인정하지만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내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대한생명은 현재 한화그룹과 미국 메트라이프 등 2개사가 최종인수가격을 제시하기 위한 정밀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매각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영업조직과 자산운용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에 미래영업권 가치를 많이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장은 교보생명에 입사하기전 법원행정처에 근무하며 고시를 준비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된 것 같다고 한다.

75년부터 시작한 골프가 유일한 취미로 80타 전후를 치는 싱글 수준. 6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70∼280야드의 장타를 날릴 정도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이강환 회장은…

△36년 광주(光州) 출생

△광주고,서울대 법학과 졸업

△66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 입사

△85∼93년 대한교육보험 사장

△93∼99년 생명보험협회장

△97∼98년 금융개혁위원회 위원

△99∼현재 대한생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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