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한국 자동차는 46만6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벤츠, BMW, 폴크스바겐, 르노 등 유럽차(41만4000대·원산지 기준)보다 5만2000대가 더 팔린 것.
미국 내 수입차 가운데 한국 차의 비중은 20.4%로 유럽차(18.2%)보다 2.2%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53.3%의 점유율을 보인 일본차에 이어 처음으로 미국내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1∼9월에는 한국 차 판매대수가 36만6000대(수입차 시장 점유율 16.7%)에 그쳐 유럽 차의 38만7000대( 〃 17.6%)보다 2만여대나 적었다. 작년 연간 실적에서도 한국산(47만3000대)은 유럽산(51만7000대)을 따라잡지 못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광영(金光英) 부회장은 “BMW나 벤츠 등 유럽 차들의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연간 30만대의 물량을 합칠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유럽 차가 한국산보다 많지만 순수 수입차 시장에서 한국산이 유럽산을 제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김뇌명(金賴明·자동차공업협회장) 기아자동차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한국 차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미국 시장은 선호도의 변화가 큰 시장으로 경쟁력을 지속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총 116만5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4% 줄었으나 대미 수출 비중은 36.3%에서 47%로 급상승했다.
한편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한국 차의 ‘선전(善戰)’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올 들어 9월까지 6만7000대를 판매해 1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 수입차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그리스 시장에서도 올해 4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돼 일본 자동차업체들을 물리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