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에 컬러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10월말 현재 컬러폰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약 23%. 5월 컬러 휴대전화가 처음 선보였을 당시의 0.07%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업계에서는 고속무선통신인 cdma2000 1x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내년에는 컬러폰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왜 컬러인가〓일단 흑백에 비해 시각적 효과가 엄청나게 좋다. 같은 그림이라도 눈에 훨씬 더 잘 들어온다. 일단 써본 사람들은 “흑백TV와 컬러TV의 차이 이상”이라고 말한다.
업계에서는 “무선인터넷의 다양한 서비스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컬러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동영상과 게임, 사진전송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컬러로 구현될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이나 교통정보 등은 흑백화면에서는 알아보기가 힘들다. 따라서 컬러가 빠진 무선인터넷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 또한 컬러폰은 기본적으로 16화음 이상의 고음질을 제공, 멀티미디어의 ‘결정판’이 될 전망이다.
무선인터넷 천국인 일본에서는 현재 컬러폰의 점유율이 60%를 넘어섰다.
▽어떤 제품이 있나〓현재 국내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텍, 산요 등의 제품이 나와 있다. 현재 대세를 이루는 제품은 256컬러 제품이다. 올 연말이나 내년에는 화질이 훨씬 선명한 6만5000컬러 제품이 속속 시판될 예정.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은 대형 13줄 액정표시장치(LCD)를 채용한 SCH-X230/X250 시리즈.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해 대용량 전화번호부(2400개 저장 가능)를 채용했으며 절전회로와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전력소모를 줄였다.
LG전자의 ‘싸이언 컬러폴더’는 휴대전화 외부창에 3줄 LCD를 장착한 것이 특징. 폴더를 열지 않고도 발신자 정보표시와 시간확인은 물론 문자메시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LG는 연말까지 3, 4개의 모델을 더 내놓는다는 계획. 두께 21.3㎜의 싸이언 폴더보다 더 얇은 17㎜ 제품이 개발중이다. 무게도 90g에서 70g으로 줄일 예정.
SK텔레텍은 최근 사진촬영과 전송이 가능한 컬러 단말기 ‘스카이 IM-2100’을 시판했다. 360도 회전 가능한 디지털카메라 ‘모비캠’으로 자신의 얼굴도 쉽게 찍을 수 있다. 촬영한 화면은 문자메시지처럼 최대 5명에게 동시전송이 가능하다.
현대큐리텔과 세원텔레콤, 모토로라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컬러폰을 시판할 예정이다.
▽풀어야 할 과제〓LG전자의 ‘C나인’과 KTF테크놀로지스의 ‘핏츠’ 등 일부 보급형 모델(30만원대)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40만∼50만원의 비싼 가격이 문제.
사업자들은 30만원대 제품이 주류를 이뤄야 본격적인 대중화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컬러폰이 대세인 일본의 경우 가격이 1만엔대(약 12만원)까지 내려갔다.
기존 제품에 비해 투박한 디자인도 풀어야 할 숙제다. 컬러 단말기는 기술상 아직 기존제품에 비해 두껍고 무게도 무겁다. 전력소모 문제도 많이 지적된다. 업체들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배터리 사용시간은 흑백제품과 비슷하지만 컬러화면을 구현하다 보면 실제로는 흑백제품보다 전력소모가 많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