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날 프랑스의 유지노, 룩셈부르크의 아베드, 스페인의 아세랄리아 등 유럽의 3개 일관제철소를 하나로 묶는 합병안을 승인,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철강업체가 탄생했다.
‘뉴코(Newco)’란 새 이름으로 출범하게 될 이 업체는 전세계에 연간 4500만t의 철강재를 생산, 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 철강사의 출범은 20년 만에 최악인 철강 불황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다른 철강업체들의 통합을 가속화시켜 세계 철강업계가 독과점 구조를 형성할 것이란 전망도 낳고 있다.
뉴코의 공격경영은 독일의 티센그룹, 영국과 네덜란드 합작사인 코러스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촉발할 전망이다.
유럽발(發) 철강전쟁은 우선 4월에 합병을 선언한 세계 6위 NKK와 11위인 가와사키제철의 합병 협상을 가속화시키는 등 일본 철강업체의 통합을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NKK와 가와사키제철의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3∼4위권의 철강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신일본제철도 교착상태에 빠진 스미토모금속과의 합병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
세계 최대의 설비능력을 갖춘 유럽과 일본 철강업계의 통합은 자연히 한국의 포항제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철강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포철은 세계 최고의 원가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료구매나 수출 등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포철은 조강생산에서 신일본제철에 이어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지노-아베드 통합법인과 NKK-가와사키 통합법인 등이 출범할 경우 순위가 밀려나게 된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